치과의사 급증…경제적 변수 고려해야
치과의사 급증…경제적 변수 고려해야
  • 이상훈
  • admin@dttoday.com
  • 승인 2013.11.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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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훈 원장(이상훈치과)
요즘 신문에 치과가 너무 많고 경영이 어려워 폐업이 속출한다는 이야기가 연이어 보도되더니 급기야는 공중파 TV방송의 메인뉴스에까지 등장했다. 역시 공중파 방송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뉴스를 본 일가친척들은 주변의 치과의사들에게 다들 한걱정을 해주더란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면 치과의사가 너무 많이 배출되어 그런 것이 아니고, 도시에만 치과들이 경쟁적으로 몰려 그렇다는 것이고 아직도 시골에서는 의사 숫자가 모자란다고 결론을 맺는다.

20여 년 만에 치과의사 2.5배 급증

TV뉴스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먼저 국민들 인식 속에 그동안 돈을 긁어모으는 직업으로만 알려졌던 치과의사가 여타 전문직의 몰락 러시에 피해갈 수 없음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나 학생들도 치과의사가 이전만큼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고 고득점 학생들이 치과대학 입학을 점점 기피할 것이며, 그에 따라 치대 입시성적은 하락하고 한때 인기 최고였다가 추락한 한의대의 전철을 밟아나갈 것이다. 씁쓸하다. 치과대학의 위상 추락은 결국 치과의사의 위상 하락이나 마찬가지 아니던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이 치과경영이 어렵고 많은 치과가 폐업하고 있다며 치과의사의 인력수급 조절계획을 질의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OECD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진입 시 인구 1천명당 치과의사수는 0.56명이고, 이는 현재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인력수급조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치과의사 증가속도의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수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여타 선진국의 치과의사 증가율은 미미하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독일은 9년 만에 인구 천명당 치과의사가 0.05명, 일본은 0.07명 늘어난 데 비해 우리나라는 0.11명이나 급증했다. 1990년 대비로는 0.178명에서 2011년에 0.453명으로 무려 21년 만에 2.5배가 넘게 늘어난 셈이다.

협회, 개원가, 학계 힘 합쳐야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도 엄청나게 치과의사가 쏟아져서 그 증가속도가 가히 폭발적이라는 데 있다. 의료수가만 해도 선진국에서는 하루 몇 명의 환자만 보더라도 충분히 수입이 되어 여유롭게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데 반해 대구치 신경치료, 매복사랑니 발치만 해도 수가가 미국의 1/10 수준인 우리나라 치과의사로서는 선진국과 같은 수의 환자를 보아서는 병원을 도저히 운영할 수가 없다.

즉, 치과의사 증가율과 의료수가 등의 경제적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선진국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수립에 왜곡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TV뉴스의 결말처럼 얼마전 모 단체의 치과의사 인력수급토론회에서 교수 패널 한 분이 시골은 아직도 치과 개원환경에 여유가 있지 않느냐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개원의인 필자로서는 이는 현실 인식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개원가에서는 이제 치과의사 수는 줄여야만 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의 인식은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아직 치과의사숫자가 과잉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치과계가 치과의사 숫자를 줄이기 위하여 정부와 국민들을 강하게 설득하려면 치과계 내부에서 현실인식에 대한 공감대가 먼저 필요하다. 그러지 않고서는 외부로 한목소리를 낼 수 없다.

OECD 국가와 국민 천명당 치과의사 숫자가 비슷해졌다고 인력수급 조절이 필요치 않다는 정부의 안이한 사고방식을 깨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정확한 실태조사와 연구, 수요예측 자료 등을 통하여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와 개원가, 교수들이 힘을 합쳐야 함은 물론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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