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베링거 동맹, 전문약 시장 뒤흔들다
유한양행·베링거 동맹, 전문약 시장 뒤흔들다
끈끈한 신뢰관계 구축 … 3개 약물 협공 … 원외처방시장 2강구도 재편 양상
  • 임도이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09.1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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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제약회사인 유한양행과 독일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전문의약품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양사가 공동 판매하고 있는 3개 전문의약품이 원외처방시장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면서 국내 전문약 시장이 사실상 2강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17일 증권가 및 유비스트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8월 국내 원외처방액은 전년 동월(7531억원) 대비 2.9% 감소한 7314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제약사의 원외처방 감소폭은 더욱 컸다.  1~10위권 제약사의 처방액(2548억원)이 전년 동월(2666억원) 대비 4.4% 줄어드는 등 지난해 일괄 약가인하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하락세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국내 원외처방시장 1위 기업인 대웅제약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것을 비롯,  한미약품(-2.2%), 한국화이자(-6.8%), 종근당(-1.9%), 동아에스티(-22.1%), 한국MSD(-9.2%), 한국노바티스(-10.3%), 한국아스트라제네카(-1.2%) 등이 일제히 추락했다.

<상위 10개 제약사 2013년 원외처방액 현황> (단위 : 억원, %)

제약회사

2012년8월

2013년 8월

증감률

합계(평균)

2666

2548

-4.4%

대웅제약

367

330

-10.1%

한미약품

314

307

-2.2%

한국화이자

296

276

-6.8%

종근당

270

265

-1.9%

동아ST

340

265

-22.1%

한국MSD

283

257

-9.2%

유한양행

219

257

17.4%

한국노바티스

262

235

-10.3%

한국베링거인겔하임

149

192

28.9%

한국아스트라제네카

166

164

-1.2%

<자료 : 동양증권>

하지만 2010년부터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만은 달랐다.  상위 10개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을 뿐 아니라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17.4% 성장한 257억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28.9% 성장한 192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처방액 순위는 각각 7위와 9위지만, 처방 총액(449억원)으로 보면 업계 1위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양사의 처방액 순위가 뛰어오르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 제품력 + 유한 영업력 = ‘트윈스타’ 단숨에 정상 올라

여기에는 2010년 첫 인연을 맺은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가 자리한다.  ‘트윈스타’는 양사가 공동 판매에 나선 이후, 처방액이 꾸준히 증가, 현재 국내 혈압약 시장 최정상의 지위에 올라 있다.  올해 8월 원외처방액도 전년 동월 대비 23.8% 신장한 69억원에 달했다. 

‘트윈스타’의 처방액 증가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우수한 제품력과 유한양행의 영업력이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의 병·의원 영업력은 한미약품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맹 위력 실감, 일감 몰아주기(?)는 무죄

유한양행의 영업력을 실감한 베링거인겔하임은 이후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와 항응고제 ‘프라닥사’의 국내 판권도 유한양행에 넘겨주었다.  ‘트윈스타’와 마찬가지로 이들 약물의 영업도 종합병원은 베링거에서, 병원·의원은 유한이 맡는 식이다.
 

▲ 왼쪽부터 한국릴리 폴 헨리 헤버스 대표, 유한양행 김윤섭 대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더크 밴 니커크 대표가 지난 2012년 6월 20일 열린 차세대 제2형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트란젠타’는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하고 있다.

2012년 6월 출시된 ‘트라젠타’는 양사간 동맹의 위력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DPP-4 억제제 계열로는 국내에서 4번째로 출시됐지만, 불과 1년여 만에 1위 품목인 한국MSD의 ‘자누비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장의 맹주’로 떠올랐다.

이 약물의 올해 8월 원외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1% 성장한 59억원. 처방증가속도를 보면, 시장 1위 자리에 오를날이 멀어보이지 않는다. 

성장 비결은 우수한 약효 입증

‘트라젠타’가 이처럼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임상연구가 뒷받침된 결과로 분석된다. <아래 관련 기사 참조> 
 

▲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더크 밴 니커크 대표가 올해 1월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항응고제 ‘프라닥사’(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와파린’ 이후 60년 만에 처음 등장한 항응고제 ‘프라닥사’도 주목받는 신약이다. 아직은 가격적인 저항이 있지만,  국내 항응고제 시장이 ‘와파린’에서 ‘프라닥사’로 점차 이동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 2011년 2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감소를 적응증으로 식약청(현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프라닥사’는 경구용 직접 트롬빈 억제제(DTI; Direct Thrombin Inhibitor) 계열로, 이미 관련 시장 1위다.

업계는 양사의 동맹에 내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제품을 등에 업은 유한양행의 공격적 영업이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어서다. 

양사 CEO 정기적 회동 우의 과시 … 시장 위협, 업계 촉각  

A제약사에서 병원영업을 이끌고 있는 K부장은 “(두 회사가 공동마케팅을 하고 있는 품목들 때문에 우리) 영업사원들이 힘들어 한다. (의사들에게) 우리 약물을 어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회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사간 동맹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끈끈한 신뢰관계 때문이다.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은 두 회사의 CEO가 정기적으로 만나 소주잔을 기울 정도로 믿음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들어서는 양사의 영업담당 임원까지 회식에 참여할 만큼,  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사상 첫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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