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 치과의사들은 일터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어려운 임상 케이스와 사투를 펼치는 건 그래도 반갑다. 진료 외적인 요인들이 힘들게 할 때마다, 우리들 가슴은 하루하루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치과의사 대부분은 동의한다. 최근 몇 년간 치과계를 둘러싼 환경은 악화일로에 있고, 개원가는 날로 황폐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험수가’ 자기반성과 문제제기 시급
우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꼭 필요한 진료를 하는 데 있어, 최소한 손해는 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비양심인 것마냥 매도당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런 당연한 바람조차도 부정당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
졸업생들은 꿈을 펼치기도 전에 구직에 실패해 반 백수로 지내기 일쑤다. 전문의까지 따고 나와도, 실력과 적성을 살릴 기회는 별로 주어지지 않는다.
어렵사리 개업을 해도 마찬가지다. 비보험 수가는 무너질 대로 무너져버려, 주변에 산재한 덤핑 치과와 가격을 비교당하기 십상이다. 보험 진료는 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할까?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희생을 강요당해온 ‘원가(원가에 대한 개념정립은 일단은 차치하고 넘어가자)에 턱없이 모자라는 보험수가’에 대한 근본적인 자기반성과 문제제기가 시급하다.
치의 희생 되풀이되지 않아야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는, 보험진료 및 청구업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마치 전에 없던 분야인 양, 새롭게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보험 진료가 진정 치과계의 블루오션이 되려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전체 건보재정 중 상대적으로 아주 미미한 치과의 몫을 늘려야 한다. 실제로 현재 건강보험재정만 놓고 보면 (많은 부분 통증 및 생명과도 관계있는) 치과계의 파이는 한의과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현실으로 낮게 책정된 치과 진료비에 대한 제고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금번 예방목적 스케일링의 급여화 때 표출된 치의들의 분노와 박탈감을 기억해 보자. 어렵다는 이유로 더 이상 치의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협상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적절한 수가를 보장받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치과의사협회는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치과계 외연의 확대를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회원들은 더 이상 무관심과 패배주의로 일관해서는 안 되며 협회가 치과계의 명분과 이해관계를 올바로 대변하고 있는지 준엄한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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