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 콜록" 소아감기, 약보다 코를 흘리게 하라
"콜록 콜록" 소아감기, 약보다 코를 흘리게 하라
건약, 무분별한 소아감기약 남용 적색경보 발령
  • 임호섭 의약산업전문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4.1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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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부모들은 으레 감기약부터 찾는 경향이 있다. 당장 감기약을 복용하면 콧물이 먼추듯 싶고 기침이 잦아들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감기에는 약이 없는 게 현실. 실제로 소아에게 ‘감기약’과 ‘밀가루약’(가짜약)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투약해 보았을 때 감기가 낫는 데 걸리는 기간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약물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감기는 나을 때가 되면 저절로 낫는다는 것이다. 다만 감기약과 밀가루약 사이에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졸음’과 ‘진정’ 부작용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  식약청도 지난 5일부터 감기약에 2세(24개월) 미만 어린이에 대한 용법과 용량을 삭제했다.  식약청은 왜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  감기약을 먹이는 것보다 콧물이 줄줄 흐르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더 안전하다는 얘기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15일 발령한 '의약품 적색경보 3호'(감기약을 먹이기보다는 내 아이를 코흘리개로!)를 토대로 소아 감기약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해 보았다.

◆위험한 어린이 감기약, 어떤 것이 있나? 

해열제를 제외한 모든 어린이 감기약이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종합감기약, 기침약, 가래약, 재채기,콧물, 코막힘에 먹던 모든 약들이 포함된다.  

이에따라 국내 식약청은 올해 4월5일부터 이들 의약품의 허가사항에 6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함부로 처방(사용)할 수 없도록 용법/용량을 삭제했다.

이는 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기침 감기약을, 6세 미만 소아에 대해서는 항히스타민제 사용을 자제하도록 한 미국의 조치에 이은 것이다.  미국 FDA는 2008년 1월부터 2세 미만 소아에게 감기약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어린이 감기약, 얼마나 위험한가?...최고 사망?

미국과 한국에서 어린이 감기약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소아 감기약이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린이 감기약에는 보통 여러 가지 성분이 함께 들어있다. 비충혈제거제는 코막힘을 제거를 위해, 거담제는 가래를 묽게 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는 재채기와 콧물 때문에, 기침억제제는 기침을 멈추기 위해 사용해왔다.  이같은 관행은 벌써 50년이 넘었다.

하지만 미국 FDA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은 지금까지 단 11건에 불과했다.  이 자료에도 '어린이에게 감기약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기록돼 있다.  반면 2세 이하의 어린이가 이들 약물을 복용할 경우 생명을 앗아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효과는 입증하지 못하면서 부작용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위험한 감기약 처방은 왜

그럼에도 이러한 감기약이 소아들에게 버젓이 처방되거나 판매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소아에게 사용된 감기약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과 유효성 검사를 거친 약물들이다. 소아의 경우는 바로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소아 용량을 책정했던 것이다. 이를테면 소아에 대한 정확한 임상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용해 온 셈이다.

사실 감기약을 복용한 어린이가 잇따라 사망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어른들의 책임이다.    

미국 FDA의 조사에 따르면 기침과 콧물에 쓰이는 약물들의 증상 완화 효과가 감기약과 가짜약(placebo) 사이에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9월 FDA는 1969년부터 2006년 사이에 감기약 관련 6세미만 어린이의 사망사건이 123건나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충혈제(코막힘을 뚫는데 쓰임) 관련 사망 54건, 항히스타민제(재채기, 알러지에 쓰임) 관련 사망 68건 등 대부분 2세 미만 어린이가 사망했다. 

◆우리아이 감기, 어떻게 대처하나?

보통 감기는 1주일이면 저절로 낫게 된다. 감기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아이가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면 부모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얼른 약을 먹이고 싶지만, 조금 참아보는 것이 더 안전한 길이다.  감기약은 아이의 콧물과 기침을 멈추게 하지도, 폐렴을 예방해주지도 않는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을 취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혹시 코막힘이 있을 때는 식염수를 코에 떨어뜨려 주고 고열이 있으면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당장 약을 먹이는 것 보다 별스럽지 않아 보이는 이런 보살핌이 아이가 감기를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감기약 사용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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