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정책 리스크 견디는 체질 갖춰야
약가정책 리스크 견디는 체질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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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2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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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이후 처음 받아든 제약업계 상반기 성적표는 초라하다 못해 처참하다. 낙제점 이하가 거의 다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제약업계나 정부가 인식해온 것보다 현실은 훨씬 심각하다. 바람 앞의 촛불과 다름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런 와중에 제약업계가 약가인하 여파의 충격을 딛고 재기를 다짐하고 나선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격려를 보낸다.

보령제약이 통신회사와 헬스케어사업을 추진하는가하면 유한양행은 테라젠이텍스와 손잡고 환자별 맞춤약 개발도 가능한 개인유전체 분석사업에 뛰어들었다.동아제약이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공장건설을 추진하고 안국약품은 진단기기업체와 제휴해 중국에 진출한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그 특징이다.

매출 20위권을 벗어나면 중견기업 수준도 되지못할 정도로 영세한 업종이기에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가 대견스럽다. 그 기사회생의 몸부림이 빠른 시일내에 연구개발과 영업 현장에서 성과물로 나타나기를 바란다.

4.1 일괄약가인하조치가 제약업계에 얼마만큼의 충격을 주었는지는 지난주 발표된 상반기 영업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1위 제약사답게 환경변화에 대한 안전장치를 비교적 꼼꼼하게 갖추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동아제약도 영업이익이 46%나 감소할 정도로 그 여파는 컸다.

매출은 의약외품으로 재분류된 박카스의 선전과 3호 신약 모티리톤의 신규매출, 수출 증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대비 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익 격감으로 R&D 투자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사업포트폴리오 다양화해 위기에 대처

제약업종 전체로 볼 때 약가인하 파장의 범위가 깊고 넓어 단순한 우려를 넘어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다윈의 ‘적자생존론’을 새삼 일깨워주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이 예고된 상황에서 혁신을 시도하지 못한 채 종전처럼 복제약 위주의 비즈니스에 안주해온 제약사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헬스코리아뉴스가 12월말 결산 47개 제약사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4조8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7823억원)에 비해 1.5% 증가하는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 기간 중 영업이익은 2825억원으로 전년 동기(5133억원) 대비 45% 줄었으며 순이익은 2259억원으로 38% 감소했다. 약가인하의 여파가 제약사들의 수익성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음을 보여준다. 제약사들이 인하폭만큼의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개별 제약사의 위기대처 능력과 환경적응 노력에 따라 파장이 달랐다. 10위권내 상위 제약사들 간에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기존 관행을 고집한 제약사들은 적자를 기록한 반면 변화를 모색하며 나만의 특장을 발전시킨 제약사들은 그 충격을 이겨내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비록 영업이익이 크게 주는 등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변환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있는 것이다.

10위권 제약사중 녹십자는 유일하게 두자리 수의 영업이익을 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약가인하 대상이 아닌 품목의 비중이 높은데다 신약개발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면역세포치료 전문기업 이노셀을 인수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등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세포치료제 사업을 하는 자회사 녹십자랩셀과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또 다음달부터 희귀병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내놓고 연간 5000억원 이상인 세계시장에서 선발주자인 영국 샤이어사와 자웅을 겨룬다는 점도 앞날을 밝게 해준다. 다양한 백신개발능력과 경험도 높이 평가받는 항목이다.

신약, 적정 약가책정으로 개발의욕 살려야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제약은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우수한 연구개발능력과 영업력, 다양한 의약품 제품군을 바탕으로 위기를 잘 넘겨 증시에서 높은 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10위권에서 가장 적은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을 받는다. 개량신약개발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현재 2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는 이같은 사례에서 보듯 과거 수익성을 보장한 약가 책정 관례를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변화된 환경에 맞게 경영 방침을 어떻게 재정립하느냐 고민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GDP의 5%선을 차지하는 업종에 수백개의 제약사들이 난립한 현실을 잘못된 것으로 보고 업계 재편 내지 M&A를 통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신약개발을 말로만 독려할 게 아니라 약가책정을 제대로 해 제약사들의 개발의욕을 북돋우는데 인색해서는 안된다. 제값을 쳐주지 않는다면 글로벌 신약개발은 백년하청이다. 일본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신약값을 인정해주는 정책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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